포도재배사진방

델라웨어 발아 & 블루베리 식재

대낮의호롱불 2011. 2. 19. 20:56

 

당초 예상대로 지난주말께 남쪽나무부터 발아가 시작되어 약 열흘이 경과한 지금 대략 80%가량 발아가 진행되고 있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껍질을 벗기고 나올때까지가 힘이 들지 노란 솜털이 보이기 시작하면 금새

잎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삶을 향한 관성을 누가 막으랴.

 

전년도 수확전에 신초의 등숙정도를 확인하고 늦가을 전지를하면서 신초의 자람정도,낙엽지는 상태, 결과모지로 삼을 눈의 상태 등을 보고 대략 다음해 나무 모습을 짐작하긴 하지만 비닐 피복 보온후 해가 넘어가고

시간이 지나 휴면을 마치고 포도 싹이 터오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늘 새롭고 기대에 차지만 일말의 불안감 역시 떨쳐버릴 수 없다.

 

올해도 비교적 발아가 균일하나 신초의 세력 정도나 포도송이의 상태를 판단하기는 아직 일러 좀 더 지켜봐야 할일이다. 제일 먼저 싹이 나온 신초. 벌써 세번째 송이도 보인다. 다른 것보다 지나치게 빠르면 제거하려다 세번째 송이후 2번째 잎을 적심하였다.

 

해가 비치는 반대편 그늘에서 목하 깊은 상념에 잠긴 청개구리군. 며칠후면 샤르트르가 되겠군.

 

포도재배 스케줄을 감안해 지난 15일에 예약해둔 블루베리 묘목이랑 자재를 받았다.

남부하이부쉬계 오닐(O'Neal),미스티(Misty),케이프피어(Cape fear),마그놀리아(Magnolia) 4종 각 50주씩을 주문하였는데 미스티가 좀 약하다하여 샵블루로 보내줘도 된다 하였더니 착오가 생겨 미스티는 그대로 오고 마그놀리아 대신 삽블루(Sharpblue)가 왔다. 마그놀리아는 다음 기회로.

피트모스와 펄라이트도 같이 도착. 왕겨를 쓸까하다 근처 분재원에서 마사토는 따로 구입하였다.

 

작년에 관찰용으로 구입한 블루베리 묘목을 높이가 낮은 딸기쨈 박스에 담아 키웠더니 마땅치 않아 대신으로 겨우 미리 구입한 우유박스. 규격이 다소 작아도 높이가 26센티가량되니 2년생 묘목임을 감안하면 2년 정도는 무리가 없을 듯 싶다. 상자 규격이 크면 나무 자람은 더 좋겠지만 작업 속도도 그렇고 자재 들어가는 양도 무시 못해 일단은 여기에 재배해 보기로 한다.

 

건조 압축된 피트모스. 패키지 표시 용량은 107리터인데 펼치면 225리터 분량이라는군요.

검정 비닐을 벗기자 커더란 빵덩어리 같기도 하고 어릴적 낚시다니시는 아버지 심부름으로 금요일이면 시장 기름집에서 깻묵 덩어리를 구해와 잘게 바수던 생각도 나는군요. 묘목이 도착하자마자 즐겁고 기대에찬 마음으로 첫날은 했지만 다음날부터는 서부영화 무숙자에서 테렌스 힐이 매운 쏘스에 뭍혀 바게트를 먹고 꺼억 트림하던 즐거운 상상은 오간데 없고 이젠 처치해야 할 웬수덩이로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박박 문질러 덩어리를 으깬뒤 조로로 골고루 물을 뿌려가며 물을 먹여 축축 하게 된 피트모스.

 허리 뽀사진다.

 

당초 피트모스와 펄라이트, 마사토의 혼합 비율을 50: 30:20 정도로 계획하였다가 막상 비벼보니 느낌이 달라져 65:20:15의 비율로 정정하여 혼합. 책자에서는 피트모스 비율을 50~70%정도로 하라더군요.

배합을 바꿨더니 가까스로 피트모스는 충당하고 나머지는 많이 남았네요.

 

펄라이트위에 마사토를 부은 상태. 과수 재배의 기본은 토양 물리성이 적당해야하는데 그중 제일은 배수인듯 하다. 내가 포도를 재배하는 이곳 토질도 점질토여서 말그대로 밭을 갈면 쟁기날이 튈 정도였다. 토심이 깊지 않고 배수가 되지 않아 델라웨어 묘목을 심은 그해 하우스 중간부근의 나무 자람이 좋지 못해 고민끝에

염천에 땀을 바가지로 쏟으며 몇날 며칠을 열십자로 깊이 50센티가량 파내고 150밀리 유공관을 뭍고 차광막을 덮고 왕겨로 덮은 후에 다시 매웠다. 암거배수후에 나무자람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무리 농사 기술이 좋다한들 좋은 토양에서 농사짓는 자에 못미친다는 말을 전에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그만큼 토양조성이 중요하다 하겠다.

 

잘 버무려진(?) 블루베리 묘목이 뿌리 내리고 자랄 베드.

 

상자에 검정비닐을 깔고 바닥은 칼집을 내어 적당히 물빠짐이 되도록한뒤 가져온 묘목을 옮겨심기.

뿌리가 잘 나가도록 전에 담긴 굳어진 포트을 살짝 포크로 긁어내어 심기도 한다는데 그냥 식재.

뿌리목(크라운,crown)부위에서 새가지(슈트,shoot)가 나온다 하여 원예모종은 지면보다 다소 높게 심는데 비해 블루베리는 약간 묻히도록 심음. 어때요, 저 완죤 초보자인데 혹여 전문가가 보시면 그냥 웃고 말려나.

 

오전, 오후 두차례씩 배지를 만들어 묘목이 식재된 상자를 볕이 잘 드는 동향에 잡초방지포를 깔고 차례대로 자리잡은 상태. 5월쯤에 단동으로  옮길 생각이다. 어차피 불루베리는 강산성토양에 습기를 좋아하되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좋아하니 나무 자람정도에 맞게 상자재배를 한다면 공간활용과 이동성이 있어 색다른 느낌이 든다. 이제 또다른 시작이 시작되었다.

 

어라, 델라웨어 사진 한장이 빠졌네. 다투듯이 싹이 트는 모습. 짐작대로라면 현충일쯤 첫 수확이 개시될듯 하네요.

 

집에 돌아오니 볼일로 시내 나갔던 아내가 프리지아를 사와 식탁위에 놓으니 한결 기분이 좋아지고 환해지는군요. 봄이 기어이 오고야 만 것이다.

햇볕을 받으며 거닐었으니 이제 노래 한곡조 뽑아볼까요.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의미루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