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꺼번에 사진을 올리고 부연하자니 다소 막막하다. 시간순 배열이 제일 낫겠다.
그간 조기가온 탓에 지난 2년간 수세저하로 나무가 고달파하고 수량이 많이 줄어 적어도 내년까지는 수세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관리하기로 하여 가온을 3주가량 늦춘 탓인지 휴면타파제 처리없이도 발아가 균일하고 신초세력이 왕성하다.
앞부분 클로즈 업
비닐하우스에 농사를 짓기 시작한후로 유독 사마귀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내겐 봄의 전령사다.
올 겨울은 유달리 날씨가 춥긴했어도 온실내엔 일조량이 풍부하여 열축적이 잘된탓인지 가온이 늦었음에도 사마귀알은 대략 예년의 열흘 가까이 부화가 빨랐다. 아가들아 잘 살으래이.니들이 못살면 사람도 못산다.
포도농사 경험이 일천한 내게 델라웨어농사를 문단나누기 해보라 한다면 농사의 핵심은 고른 발아, 생육과정에 맞는 온습도관리, 적기의 GA처리, 개화기 및 세포분열기관리, 포도알 비대 및 신초세력조절, 포도 착색 및 신초 등숙관리,시의적절한 자재의 활용, 하절기 도장지 관리, 기비 및 동계 전정 등이다.
물론 깜냥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종종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농사의 매력은 할수록 농사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울 뿐더러 알게 된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가르쳐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난 적어도 농사 일에 단정적으로 말하는 작자를 믿지 못한다. 주제넘은 자 이거나 드러난 현상을 너무 쉽게 규정해버리려는 조급증과 앎의 천박함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 찾아봐라. 아즉도 날 못찾으셨죠? 도쿄를 탈출한 청개구리의 절묘한 은신,
가온을 늦춘 이유중 비싼 기름값도 무관하지는 않다. 하지만 일단 포도가 싹이 튼 다음에는 원활한 생육을 위해 정상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중간중간 비싼 기름을 탱크에 넣으며 고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올해는 주야간 온도를 예년보다 1 ~2도가량 높게 관리하였다.
여전히 농사기술이 미숙해서 예년처럼 전정강도를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약전정이 되었다.
발아후 몇몇 나무를 샘플링해서 신초수를 세어봤는데 종전의 통상 3.3m2당 30 ~35눈내외를 크게 벗어나 평균 m2당 신초수가 40 ~ 45개나 된다. 하지만 나무 전체적인 느낌이 왕성하여 종전의 기준에 맞춰 적극적으로 순고르기를 하지 않았다. 대략 길이가 8미터 가량되는 나무는 신초수가 230 ~250개쯤 되는듯하다.
갓 번데기에서 탈피한 박각시 나방. 생명체가 살아 남으려는 절실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없을만큼 교묘하다. 수확후 해충방제에 소홀한 탓으로 작년 가을에 수도 없이 많은 꽃매미를 잡아 보온이 시작되고 꼼꼼이 꽃매미 알집을 뒤져서 없애느라 애를 먹었는데 기온이 오르니 이번엔 박각시나방과 잎말이나방이 엄청 많다. 잎말이나방은 일일이 손으로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박각시나방은 나무주변에 전지목 파쇄한 것을 뿌려줬는데 교묘하게도 은신이 쉬운 그 곳에 번데기를 낳아 눈을 부라리고 뒤져도 여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직도 하우스를 다니다 눈에 띄면 잡는데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첫 지베렐린처리가 2월 말에 시작되었는데 그간 하는둥 마는둥하다가 본격적인 처리가 3월 둘째주부터 약 열흘간 정신없이 이뤄졌다. 지베렐린처리를 하는 동안은 상당히 힘이 들긴해도 사실상 단순한 기계적인 일이고 정작 중요한 일은 그 전에 이뤄진다. 일단 나무 전체가 왕성하도록하고 모든 신초의 세력이 일정하지 않으니 센 것은 적심하여 눌러주고 약한 것은 열매를 따내 짐을 덜어 주는 일이라 매년 해도 정도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잎말이나방을 잡기 위해 물탱크 주변에 자동타이머로 연결해 포충기를 설치했는데 생각만큼 잘 잡히지 않는다. 휀으로 해서 잡는 흡입식 포충기가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어둠이 내리면 은은한 파란 불빛 덕에 GA처리를 마치고 틈틈이 풀을 베는데는 도움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신초가 자라기 시작할 무렵 따로 둔 쌀겨띄움비 4포대를 점비하듯이 듬성듬성 뿌렸는데 아침에 나가보면 풀사이로 하얀 곰팡이 핀 것을 볼때마다 땅에 큰 힘을 보태는 것 같아 흐믓하다.
순이 나와 자라기 시작하면 거의 종일 얼굴을 처들고 순을 집거나 열매를 따내느라 분주해지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 거울을 보면 볼살부터 빠지기 시작해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몰골로 서서히 변하고 섬섬옥수는 오간데 없고 손톱밑에 때가 꼬질꼬질하고 피부는 갈라져서 니베아 크림도 효과가 없다.
한 친구는 영화 남과 여의 여주인공처럼 갸름한 타입의 여인을 좋아했는데 실제로도 그런 여자와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 혹여 얼굴에 볼살이 많아 남모르는 고민이 깊으신 분은 이런 농작업을 꾸준히 거드는 선행을 베푼다면 필히 효험을 봐서 섹쉬한 볼터치가 그대를 돋보이게 하리라.
이제 서서히 나무 그늘이 생기죠?
포도를 막 심은 무렵쯤인가 일본 NHK방송에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의 일상이 소개되어 본적이 있는데
가을에 무사히 수확을 마치고 포도나무에게 감사의 뜻으로 사케 한잔을 바치고 큰절을 하는 모습이 갑자기 생각나네.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묵묵히 지켜보는 포도 나무들.
공대를 다녔던 한 친구는 신입생때 공원을 거닐며 첫 미팅을 하였는데 얘기중에 상대 여학생이 혹시 미학에 대해 좀 아세요 하더란다. 친구는 진지하게 저는 그림을 잘 못그리는데요 했더니 분위기가 이내 어색해지다가 흐지부지 헤어졌단다. 지지배, 그 나이에 벌써 Aesthethics에 심취했단 말이야?
잠시 블루베리로 눈을 돌려 볼까나. 빈약하기 이를데없는 미스티(Misty). 오, 미스티 블루!
나무가 약하게 자란데다가 동해피해도 심해 가위로 많이 잘라주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듯한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는데 내안의 잠재된 열등감 탓인지 이 소릴 들으면 은근히 화부터 난다. 더 말하면 길어지니 패스. 얘들아 니들이 잘커서 본때를 보여주렴.
그 다음은 케이프 피어(Cape Fear). 작년에 가져온 나무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잘 자라는 중이다.
오닐(O'Neal)도 마찬가지로 비교적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샵블루(Sharpblue). 가장왕성하게 자란다. 추위에 강한 탓인지 묘목을 처음 가져올 때에도 동해 흔적이 별로 없고 줄기가 녹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1년간 관리한 몇 그루의 관찰용 나무와 비교해본다면 이번에 들여온 묘목은 농원에서 늦게까지 자라고 등숙이 미흡한 경향이 있어 동해 피해가 더 심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올 겨울같이 예외적으로 큰 추위가 상당기간 지속되었다는 점은 북부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온에 약한 남부계 하이부시에는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예년보다 대략 30~40%이상 포도송이가 많아 얼마나 지베렐린처리가 정신이 없었으면 거의 포도송이의 화탁색깔로 판단해서 GA처리가 이뤄졌다. 적심하거나 부초제거는 나중일로 미루고 했음에도 늦게 처리된 것이 상당해서 막상 꽃이 피고 있는 것을 보니 공중습도를 나름으로 맞췄음에도 화방신장이 제대로 안된 것이 상당하다. 게다가 주야간 온도관리가 다소 높아 지베레린 원활한 흡수를 막았을 수도 있고 착과량이 지나치게 많은 이유도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적심하지 않으면 화방신장이 다소 미흡하니 그 탓도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현재로선 화진없이 포도알이 잘 착립되는 것이 먼저이고 전보다 많은 송이수에다 화방이 많이 늘어났다면 충분히 비대시켜 제대로 익게 하기에는 더더욱 버거운 문제이니 차라리 문제점을 다소 완화시켜준 쪽으로 좋게 해석하고 싶다.
올핸 그 어느 해보다도 개화 종료후 신초유인이 중요한 일이 될것 같다. 나무밑을 지날때마다 예년보다 많이 달린 포도를 딸 기대보다는 제대로 익어서 다 딸 수 있을지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익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리고도 포도를 따서 버리는 일을 주저하지는 않겠지만 그 보다는 겹치는 잎들로 인해 동화 양분이 열매에 가기도 전에 겹친 잎에서 소모시켜버릴 수도 있으니 그때가서 신초 모두를 제거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지 아직은 나도 모르겠다.그런 점을 염두에 둬서 올해는 순지르기를 적극적으로 하지않아 어느 나무는 순을 집지 않은 신초가 더 많다. 적기에 순을 집게 되면 일시적으로 양분을 포도송이에 집중시켜 화진을 예방하나 결국 포도 잎이 커져 신초수가 많을 경우 겹쳐서 제대로 익는데 큰 걸림돌이 되기에 가능한 잎을 작고 도톰하여 효율이 높은 잎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내가 지금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여분의 MBA. 세력이 약한 신초는 열매를 따주고 심심할때 몇 송이나 달렸나 세어보니 120여송이쯤이다.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가. 아내가 이건 손대지 말란다.
꽃이 다 지기도 전에 벌써 이렇게 무성하니 걱정이 앞선다.
작년에 이어 2그루는 신초수를 다른 나무보다 더 많이 두고 순지르기없이 관리하고 있는데 올해도 그 결과가 궁금하다. 다만 작년 한번의 경험치로 본다면 수량이 많아서 좀 늦긴해도 익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신초세력의 불균일한 탓인지 포도송이가 고르지않아 품질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미흡함이 있다.
개화를 마치고 잘 착립된 포도송이. 하늘이 도와 비교적 청명한 일기가 계속되니 현재까지는 화진없이 무난이 꽃이 피고 있다. 그렇긴해도 얼마나 조심스러운 마음인지 여간 급하지 않으면 까치발로 다닐 지경이다.
한창 개화중인 포도송이. 요며칠 시간이 좀 나서 막 꽃이 피려는 몇 송이의 개화기간을 체크해보았는데
닷새가 지난 오늘 한 송이는 100%가 꽃이 피었고 다른 송이는 70~80%정도여서 짐작하기에 한송이가 다 꽃이 피려면 대략 일주일 남짓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역시 나무의 세력정도와 포도송이 주변의 온도와 일조량에 따라 개화 속도에 차이를 보이는게 아닌가 싶다.
볕이 잘드는 남쪽 나무밑에 적상추 몇포기를 심었는데 벌써 그늘이 지니 잎이 얇고 색 발현도 미흡하다.
이 놈들의 자람이 부족한 걸 보니 내 입에 못들어 가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블루베리가 제대로 자랄지가 걱정이로고.
별 내용도 없는데 말이 장황했네요. 간결하게 살아야하는데... 그럼 다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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