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타파제 처리후 바로 2,3중 내피 비닐 피복 시작.
금요일(9일) 아침부터 2중비닐을 먼저 파이프 위로 올리고 서둘러 곧바로 마무리하고, 4시경 3중비닐을
파이프위로 올림. 남들은 가온면적이 많으면 가온시 기름도 많이 타고, 비닐 씌울 때 애먹는다고 2,3중 파이프를 낮췄는데, 나 역시 비닐 씌울 때 만큼은 애를 먹어 낮추고 싶은 맘도 잠시 들지만 장점도 많아 그대로
고집하고 있다. 중방 위에 덕용 강선이 촘촘히 있어 불편함이 더하다.
이튿날(10일,토) 3중비닐을 일부 고정시키고 측면 치마비닐 대충 고정시킨후 한동씩 마무리 들어감.
카메라 뒷쪽으론 버려야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뒷풀이로 그것 치우는 일도 한참이다.
밖은 영하권인데도 3중비닐을 다 씌우자 금새 한낮엔 섭씨 40도를 육박한다.
농사와 태양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은 불가분의 관계다. 비닐은 그래서 농업에 있어 혁명적 소재중의 하나이다.
비닐 한겹은 온도 하강을 지연시킬 뿐 최저온도는 노지와 같거나 오히려 낮을 때도 있고, 비닐 두겹은 약 2도 정도의 보온이 되고, 비닐 세겹은 약 5도 가량의 보온 효과가 있는 듯 하다.
일하고 있는데 웬 놈이 벌써 기지개를 켜고 날라다니나 싶어 살펴보니 무당벌레다.
거미는 벌써 부화하기 시작해 이미 여기저기 진을 쳐서 지나치다 잘못 건드리면 저들을 위협하는 줄 알고
무는데 보통 따끔거리는게 아니다.
속비닐이 다 씌워진 상태. 지온을 올리위해서는 움틀무렵까지 계속 밀폐시킨다.
포도나무의 휴면기간 고온한계는 48도에서 5시간정도로 알려져 있다. 2월 중순내에 고온한계에 도달해 피해를 입을 경우는 없으므로 가능한 한 태양에너지를 축적해 지온을 올린후 서서히 가온에 들어가야 한다.
가온하기 시작하면 하우스 안이 더 건조해지는데다 온도를 서둘러 올리면 분명 발아는 당겨지나 고르지 않아지므로 습도도 높여 마치 밥할 때 뜸들이듯이 관리하는게 핵심이다.
이미 휴면 타파제를 처리한후 보온에 들어 갔으므로 수일내에 전지한 절단면에서 물이 흐르기 시작할 게다.
(수액 이동 시작 - 지온 12도 이상 확보시 뿌리의 활동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농사도 역시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게으른 농부도 포도나무에 싹이 트고 꽃이 피면 밭에 나와 둘러 보는 시늉이라도 할게다.
자기 머릿속에 아름답고 풍성하게 결실할 포도나무를 그리며 그렇게 되도록 하나 하나 세심히 살펴야 한다.
특히나 시설재배는 더 하다.
세상 일은 마음가짐이 먼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모든걸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고자 하는 일이 제대로 될 때까지 부단히 궁리하고 공부해야만 나름의 통찰이 생기는 듯 하다.
나 역시 하수이지만 철학과 통찰이 생겨 소위 일가견을 가져야만 비로소 자긍심도 생길 듯 하다.
나라를 위하는 맘 하나로 대통령이 되고 관료가 된다한들 안목과 식견과 철학이 빈곤하다면 여럿 죽인다.
남 앞에 나서려거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하나님도 해결 못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