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들 홍수전과 태평천국 - 조너선 스펜스 - 이산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태평천국운동에 대한 전체적인 밑그림보다 훙슈취안 개인 마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세계사 시간에 지나가듯이 청말의 혼란기에 있었던 서양종교를 업은 난 정도로 또 훙슈취안 개인도 그냥 농민반란군 지도자 정도로 배운 기억이 있다.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실제 훙슈취안은 과거공부를 하던 유학자 출신이다. 비록 급제는 못했지만. 또 그의 신분을 알려주는 한가지 단서는 '객가(客家 : 하카)'라는 사실이다. 하카는 일종의 원시 한족이라 해야할까. 한족이 아닌 다른민족 정권이 들어설때마다 화북쪽에서 광둥, 광시, 스촨성 쪽으로 이동한 자들을 일컫는데 본지인(원주민)과 대비되는 뜻으로 '하카'라 불렀고 그들만의 방언인 하카어를 쓰고 전족을 하지 않는 등의 동질성을 보존해 온 집단이다. 지금 해외에 나가있는 화교의 대부분과 중화인민공화국을 이끈 엘리트 집단중 상당수가 하카출신이다.
여러번의 과거실패에 좌절하던 훙슈취안이 꾸게된 환몽이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데 하늘에 올라가 하느님을 만나고 그의 아들 예수를 만나며 자신이 하느님의 둘째아들이자 예수의 동생이며 자신의 의무가 세계를 심판하고 요괴를 선한 사람들로 부터 떼어 놓는 것이란 내용이다.
중국에 전파된 그리스도교 교리와 성서의 중국어 번역본을 읽어본 경험이 있던 훙슈취안은 아편전쟁(1839-1842)무렵의 혼란과 비적, 해적으로 시달림을 받는 농민 그리고 본지인들에게 차별받던 객가인들을 주축으로한 배상제회(拜上帝會)를 조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한 태평군을 모아 중국 남서부를 휩쓸며 진격하다 1835년 난징(南京)에 도읍을 둔 태평천국을 건설하고 11년 동안 다스린다. 1864년 계속된 전투와 2년 전 폭설에 이은 기근으로 약 2천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청군과 영국 용병부대에 의해 진압된다.
조.중.동도 자주 써먹는 짜집기 편집같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약해설의 쪽지 전도로 서양의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훙슈취안. 그가 꾼 환몽 - 그 이후로 그의 이름이 훙훠슈(洪火秀)에서 슈취안(秀全)으로 바꾼다 - 만으로 종교집단을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에 또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년간 몸담을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천국, 미래의 이상향을 계속 주입하기에는 현실의 어려움이 크지 않았을까. 또 훙슈취안의 신격화로 생기는 괴리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하는 의문. 훙슈취안 자신이 유교적 신분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가진것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태평천국의 토지균분정책은 사람수대로 토지를 분할하고 비옥도에 따라 나누었으며 공동비용은 공동계산하는 정책이 있었다. 그래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최초의 농민자발적인 혁명이라고 활발한 연구가 있었단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편전쟁 전후의 청조말 혼란과 비적, 해적에 시달리고 차별받던 잃을것도 없던 농민, 하카인들이니 결집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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