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포도농사도 이 한장의 사진으로 남는군요.
예년보다 단내가 덜나네요. 다들 포도가 안익는다고 난리네요.
10키로 스티로폼 상자로 이만큼 따는데 두시간도 더 걸렸네요.
노안이 와서 안경 너머로 잘 살펴서 딴다 했는데 따고보니 미숙한게 있어 곁의 아내에게 포도밭에서 밤 딴다고 엄청 쿠사리( 언어 순화 - 핀잔, 면박) 먹어 아직도 배가 부르네요.
그동안 성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사진으로나마 이 포도를 드립니다. 맛나게 드세요.
올핸 제대로 된 모양의 포도가 귀합니다. 그래도 나무에 싹이 터서 순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자라 모든 양분이 포도송이에 고스란히 당분으로 축적된다는 것이 신기하지요. 그런데 난? 아직 골빈당?
덧붙여 오래전에 아나고회 먹는다고 한번 들린적 밖에 없는 내게 포도밭에 바닷물 뿌리겠다니 수족관 물을 선뜻 내주신 읍내 횟집아저씨,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고 주옥같은 성경 문구를 벽에 걸고 꾀죄죄한 우리의 두발을 정리해 주신 미장원 아줌마, 좋은 자재 들어왔다고 친히 전화해 주신 영농조합 사무장 아주머니 이하 여러분들께 부족하나마 수확하게 된 작은 기쁨을 돌립니다.
작년에 꽃을 보며 얼마나 즐겁고 위안이 되었는지. 설마 했는데 올해도 꽃이 피려나 보다 .
난 향기를 킁킁 맡으며 흐믓하게 꽃을 바라보는 기쁨은 돌아서서 발을 모으고 얌전히 앉아 있는 강아지의 궁둥짝을 보는 즐거움이나 맛난 것을 손으로 건낼 때 내 손바닥까지 샅샅이 핥을때 전해오는 간지러움에 버금한다. 이제 수확한 포도 출하하고 풀 베러 나가야겠어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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