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Comfortably numb

대낮의호롱불 2008. 10. 30. 11:37

Comfortably numb

 

 

 

 " 마리아스클로도프스카 ! "

 " 예."

"스타니슬라스 오거스투스에 대해 말해 보아라."

"스타니슬라스 오거스투스 포니아토프스키는 1876년(?) 폴란드의 ...

내가 과연 정상 상태인지 알아보기 위한 나름의 자가진단법으로 띄엄띄엄 소싯적 기억을 더듬어 본다.

 맞나? 틀렸나? ( 참, 요즘 사람들은 different와 wrong를 구별해서 말하지 않더군. 다른 것인지 틀린 것인지 말을 온전히 다 듣기 전엔 구분이 안되니 원. 영어공부에 만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우리말은 더 따지지 말고 그냥 적당히 쓰자고? 고리타분하게 굴지말고 쿨하게 넘어가자고? 요즘 한자를 안쓰니까 역할役割을 역활로 쓰고 부르는 것은 아량으로 쳐도 그건 좀.)

또 있지. 영어 공부 한답시고 형에게서 물려 받은 삼위일체 책에 나오는 단어.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는 폐진증. 맞나?

 

    요즘 집에서 무위도식하며 처박혀 있자니 온 몸과 정신마저 노근노근한게 달걀 껍질이 식초에 녹는 듯 하다.  어둠속에서 별안간 나타난 누군가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듯한 느낌이다.  마치, 중학교때 공부한답시고 독서실 잡아 놓고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친구들이랑 밤새 노느라 어찌 알았는지 아티바  몇 알  과하게 집어 먹고 온통 몽롱하고 흐물흐물해지는 듯 해서 하는 얘기다.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 특히, 먹고 살겠다고 목줄 매고 정신없이 일하는 Salaried men이나 자영업자들께는 꿈같은 일이 겠지. 매일같이 올려도 올려도 산꼭대기서 굴러 내려오는 돌덩이들 지고 운명이려니 하며 다시 산에 오르느라 나날이 고단한 분들께는 덜렁 위안이라곤 선술집에서 비틀거리며 신세한탄, 세상한탄하거나, 이상(李箱) 말마따나 사진속의 포로들처럼 늘어선 식구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근심 속에 이를 악무는 분들께는  배알이 틀리겠지.

그래도 no work, no pay니 뱃가죽에 기름 찬 부르조아 보듯  실눈 뜨고 보진 마시길.

그래, 이래선 안되지. 전염병에 감염되지 말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난 정글속의 외로운 스나이퍼(sniper) . 톰 베린저처럼 살아 남기 위해 눈 부릅뜨고 깔끔하게 one shot, one kill.

 

    한 해 포도농사의 시작은 포도를 심으며 사놓은 몇 권의 포도재배 책자를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으며 기본에 충실하자 다독이기엔 아직 좀 이른 듯해서 대신 요며칠 수선스러운 마음을 다잡을 양 발악하듯 모처럼 책을 잡았다. 근데, 이주일씨 말처럼 눈이 쓰라려 오고 노안이 되어 촛점마저 흐릿하고, 그나마 좋지 않은 머리라 눈에 힘주고 안광(眼光)이 지배(紙背)를 철(徹) 하도록 노려 봐도 책장을 넘기며  불과 몇분전에 읽었던 기억마저 스르르 사라지니 이 무슨 기막히고 슬픈 조화인가.

I am aging. 다시는 붕어를, 닭을, 새를 지능지수에 빗대어 비난하지 않으리.

 

  내 농사는 사이비고 시늉이다. 다만 사이비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난 경제에도 거의 무지하다. 그래도 무지가 죄악이 된다는 것 쯤은 안다.

이번 금융 위기로 불거진 경제위기로 빚어질 우려들을 생각해 보면서, 사람들이 공들여 만든 세상이 뜻밖에 사상누각처럼 허술하고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들이 어쩌면 허구적이고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도저히 지울 수 없다.

Vanity of vanities, All is vanity.

우리들은 그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 속에 꼼짝없이 갇혀 그저 벗어나지 않으려 발버둥만 치는  것은 아닌지.

스필버그 영화속에 곧잘 등장하는 비암들이 우글거리는 구덩이속에 빠지거나 토실토실한 쥐떼들의 습격을 받는 그런 소름끼치는 불쾌한 경험을 몇몇 누군가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강요 당하는 듯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내몰린 묘한 기분.

어딘가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사상의 틀이 존재하지 않을까. 

저 산 넘어 환한 보름달이 둥실 뜨듯,  한겨울 밤  수 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반짝이듯,  세상을 새롭게 비출 그 무엇이 어딘가에 꼭 있을 것만 같다.

 

 

                                                                                    -  Pink Flo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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