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나무

대낮의호롱불 2008. 11. 5. 08:24

소금꽃나무 - 김진숙 - 후마니타스

 

힘들다고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여러 노동생활을 거쳐 한진중공업 용접공 해고자출신이면서 민주노총 부산지역 지도위원인 저자가 '세상을 만들어온 것도 노동자다. 노동자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출간한 노조위원들과의 인터뷰, 강연, 기고문등이 실린 책이다.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나를 이 차가운 '억압의 땅에 묻지말고 

그대들 가슴 깊은' 곳에 묻어주오

그때만이 우리는 비로소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마라

내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

고 권미경(22)의 왼쪽팔둑에 쓰인 유서

 

그 시절이 지나갔나 했더니 현재 진행중이다. 먼지 폴폴 날리는, 천장이 낮아 머리도 들지 못하는 작업장, 폭력과 비하가 난무하는 작업장, 삥땅확인을 이유로 행해지는 알몸수색작업장, 산재사고가 난무하는 작업장이 이제는 없지 않을까 했더니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작업장이 아직도 가득하고 이름을 바꾸어 교묘히 노동자 목을 죄는 파견, 용역등의 이름을 달고 있는 불완전고용도 여전하다. 자본의 연대에 맞서는 노동자연대 참 지난한 길이다. 전체노동자 1300만 중 비정규직이 800만이 넘는다니.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지 않는것. 절망해 보지 않은 사람은 희망의 가치를 모른다. 좌절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다시 서는 일의 거룩함을 모른다. 일찍 체념을 배우는 아이들이 없게끔. 아무리 합리적 근거가 있다 해도 변명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고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해도 용서되지 않는 일이 있다.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보면 타협하게 되고, 타협에 길들여 지다보면 그게 사는 요령이라고 믿게 된다. 인간임을 끊임없이 부정당하다 보면 스스로 부정하게 되고, 오로지 연명하는 일이 지상과제가 존재이유인 이들에게 인간의 품위와 계급적 자존감이란 깨달을 수록 성가신 일일 뿐이다. 살면서 스스에게 부끄럽지 않고, 오로지 연명하는게 지상과제가 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고, 타협하지말고, 길들여 지다보면 그게 사는 요령이라 믿게 되지 않게 인간의 품위와 계급적 자존감을 깨닫고 일찍체념을 배우지 않고 사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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