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사진방

삼양라면 만만세

대낮의호롱불 2011. 9. 29. 21:33

 

 지난 15일에 큰생수통에 옮겼으니 근 2주가 지났음에도 아직 발효가 끝나지 않고 미미한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여분의 생수통이 없어 발효가 끝나도 그냥 숙성 시킬 생각이다. 2리터 생수통은 찌꺼기가 너무 많아 한 번 더 걸렀다. 발효 정도를 체크한답시고 저녁식사때 조그만 찻잔에 반주겸으로 며칠을 홀짝였더니 돌아서면 심히 알딸딸하여 김연수의 최근 소설들을 읽고  재미 붙여 도서관에 있는 초기작들을 몽땅 빌려와 읽는데 진도가 더디기만하다. 포도주야, 네 죄가 크다. 여보, 이부자리 깔아야겠어요.

당초 청명한 시월을 맞아 친구 제위들를 모시고 추계 출조 겸 백포도주 시음회를 가지려했으나 괜시리 소소한 일로 바쁘게 사는 이들을 번거롭게 하는듯 하여 이 또한 취소하기로 한다.

 

지난 주 어머님 생신이 있어 서울 올라간 길에 올초 삼양식품에 입사한 질녀에게 한때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격려의 한마디를 안남길 수 없어 회사생활 열심히 하라며 이런 저런 얘기하다 내가 삼성제품 쓰지 않듯 농심라면은 입에 대지 않는다며 라면업계 선두주자로 공업용 우지파동에 휘말려 농심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겨우 기사회생한 얘기며, 요새 장수면이랑 나가사끼 짬뽕이 맛있더라고 얘기했더니 감격한 나머지 택배로 이것저것 두상자나 보내왔다. 요즘 구하기도 힘든 짜짜로니까지.(넌 어려서 모르겠지만 삼촌은 자야보다는 라면땅만 먹었단다)

사실 난 라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시절 복학해서 도서관 생활하는데 용돈이 궁해  늘 라면으로 저녁을 때워서 식당에 가면 1500원짜리 오징어덮밥은 언제나 먹어보나 했다. 그랬었다.

아오, 갑자기 옛날 생각이 욱 하고 올라오네. 그만 그만. 승질 죽이자.

애당초  아내에게 거안제미를 원하지도 않았거니와 그간의 내 과오에 비추어 그만그만하게 살아왔는데 요새 블로그에 노래 좀 올려야 하니 일만원만 쾌척하라는 수차례의 간곡한 부탁을 외면하는 그대가 쪼매 서운하오. 옛날 생각 나시는 분들에게 Player의 This time I'm in it for love을 마음으로나마 선사합니다.

( 마눌님은 이글 보고 각성하라, 각성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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