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에 새로 구입한 블루베리 묘목 2종 합100주(비닐포트, 1년생-엄밀히 말해 6개월된 묘목)
올해처럼 내년 이른봄에 묘목을 받아 옮겨심기 작업을 할까 하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서 미리 받아서 작업하기로 한다. 이것들이 우리의 도그빌 탈출의 긴요한 방편이 되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포도밭에 두면 두번 일이 될 듯하여 집에서 작업하여 당분간(휴면이 타파할 동안) 마당에 두기로 한다.
30년전쯤 갓 대학에 입학해 신문방송학과목인 매스컴개론을 듣자니 마샬 맥루한이 이미 1960년대에 머잖아 지구촌(글로벌 빌리지)이 도래할 것이다란 예언이 너무나 생소해 전혀 실감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군사독재정권 당시 단과대 출입문앞 한켠에는 버젓이 상아탑의 학생들 사찰을 위해 대공계형사가 머무르는 간이초소가 있었다. (중략) 말그대로 에브리데이 글루미 선데이였는데 부족한 상상력이 그나마 갇혀 그런 시대가 오리라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사는 동네는 여전히 neighborhood gossip이 지배하는 전근대사회에 살고 있지만 세상 밖은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휘휙 변하니 따라잡기 허겁지겁 아닌가. 며칠전 잡스가 결국 세상을 뜨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올 2월 연동 포도밭 한켠에서 키운 1년생 블루베리는 한 해 동안 이만큼 자랐네요. 포도를 한창 수확중에 바빠서 그만 물주기를 소홀히 한 탓에 200주중 약10%는 죽고 나머지는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자란 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동시에 두 가지를 함께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하질 않군요.
스프링클러로 어설피 물을 줘봐야 금새 마르고 해서 따로 호스를 연결해 며칠 간격으로 흠씬 물을 주니 좀 낫군요. 이 놈들 때문에 긴 여름을 편히 쉬지도 못했네. 몇 번을 망설이다 얼마전 수피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왕겨를 구해와 멀칭을 하였더니 수분 증발이 억제되어 물주는 간격도 늘고 나무도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 진작할걸 그랬다 싶군요. 남부계가 추위에 다소 약하니 나름 보온재로써의 기능도 기대해 봅니다.
농사의 반은 물농사요, 과수를 재배하는 농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은 전정인데 여지껏은 물농사에 실패했고 전정 또한 아직은 낯설어 아무리 처다보고 있어도 올겨울 가지치기를 어찌해야 할지가 떠오르지 않네요. 첩첩 산중일세.
올 봄에 입식한 4종 중 미스티는 당초 지나치게 세력이 약해 가장 많이 죽었고 케이프 피어랑 샵블루가 자람이 가장 왕성했는데 그 중 케이프 피어가 수분 부족탓인지 잎이 타들어 가더니 제법 죽었네요. 오닐은 무난.
10월에 추가로 받은 묘목 5종 100주.( 올 봄에 받은 농원에서 3년생 마그놀리아 50주, 2년생 아본블루 20주, 조지아젬 10주, 블라덴 10주, 리베일 10주)
이로써 다 합하면 남부하이부쉬계 11종 380여주가 되겠네요.
앞으로 당분간 추가 입식없이 잘 키우며 점차로 수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자, 자리를 깔았으니 블루베리를 위해 열심히 비벼 봅시다. 참으로 좋은 계절이네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3년 후에는 포도 대신에 모두 블루베리로 전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전망이 그리 호락호락 하질 않아요. 무엇보다 아직 재배가 생소하고 기술이 정립되지 않은 개인적 한계에다 그동안 수 년 간 해마다 2배씩 재배면적이 증가하여 성목이 되는 수 년 후엔 공급과잉이 불가피한데다 냉동 블루베리만 수입되다가 내년부터는 미국 오레곤주 생과도 수입된다니 가격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 자명하여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네요.
하지만 내 나름의 판단으론 (물론 내가 그리 여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겠지만) 블루베리의 기능성 말고도 독특한 맛에 대한 고정 수요가 어느 정도는 유지 될듯하고 막상 한 해를 지켜보니 재배가 결코 만만하지 않아 (이유없이 잘 죽는다고들 해요. 이유가 없을리는 만무하겠지만) 기술집약 농사가 될듯하고 수확때 일손이 많이 필요한 농사여서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현재 약 1000헥타르의 재배면적은 아직 진입초기라 수입 공세를 잘 극복하고 파이를 키운다면 가능성도 제법 된다고 본다.
속사정은 따로 있지요.아무튼 포도 재배, 아니 델라웨어재배는 점차 정이 떨어지고 있네요. 정확히 말해 당장 다른 농사로 바꿀 생각을 포도 수확하는 내내 칠천 구백번쯤 했죠.
올해야 겨우겨우 상추 싣는 차를 수배해 출하를 마쳤지만 내년은 또 어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제각각 섬처럼 살다 간다.
나(우리)와 다름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 아닌가.
올초엔 피트모스 6.5 : 펄라이트 2 : 마사토 1.5의 비율로 혼합했는데 마사토를 넣으니 운반시 상자가 무겁고 섞을때 계량하기가 복잡해 피트모스 1포(압축 107리터 - 해면하면 214리터)당 펄라이트 1포(100리터)를 섞으니 대략 7 : 3의 비율이어서 이정도면 배지로 인해 생육에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본다.
물을 충분히 먹여 골고루 뒤섞느라 한낮엔 햇살이 따가와 꽤 힘이 드네요.
올 초엔 우유 상자에 담아 키웠는데 상자 구하기가 쉽지 않아 어차피 나무가 자라면 더 큰 상자에 옮겨야 하므로 2년정도 쓸 양으로 성에 차지 않지만 딸기쨈 박스를 구해 옮겨심은 모습. 그나마 상자를 150개 밖에 못구해 나머지는 차광막포트가 구해지는 대로 옮겨 심기로 한다. 아직 마당에 심은 콩을 수확하지 못해 번거롭다.
아마도 누구나 저마다 조금씩은 분에 넘는 호사를 하기 일쑤다.
독일 사는 작은 처형이 작년에 일이 있어 잠시 오는 편에 이것저것을 가져다 줬는데 그중 독일제 원두커피에 꽂혔다. 브라질 아라비카 원두커피인데 원두 가공 기술이 좋아서 인지 맛이 매우 좋다.
물론 시골에 처박혀 사느라 대처에 나가 아직 스타벅스나 카페베네 같은 요즘 잘나가는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 없지만 내겐 아껴 기다리는 호사다. 그렇다고 돈으로 한잔 값을 따져보니 몇백원도 채 안되니 어느 미친뇬처럼 우쭐대며 수백만원도 넘는 명품백 자랑하며 하루하루를 팍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가슴을 호미로 박박 긁듯 너희들도 부러우면 부럽다고 솔직히 말하라는 그런 호사에는 비할 바는 아니다.
여전히 아내의 태도가 협조적이지 못해 노래를 올리지 못해 마음으로 나마 오늘밤은 Manfred mann's
earth band의 Question을 선사합니다 ( 기분이 좀 좋으면 blinded by the light을 선사할 참이였지요)
아무리 내 블로그라 해도 사람 마음이 어찌 변할지 모르는데 불쑥 속마음을 꺼내니 쑥스럽네요.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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