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자들의 도시

대낮의호롱불 2009. 3. 4. 22:15

이름없는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 해냄

 

 원제인 'Todos os Nomes'가 '모든 이름들' 이란 뜻이란다. 그동안 읽었던 사라마구의 책들 중 가장 편하고 쉽게 읽은 책이다. '눈먼자들의 도시'같은 가슴을 내리 누르는 압박감도 없고 특유의 문체는 여전하지만 '리스본 쟁탈전'같은 걸림도 없었기에.

 

저자와 이름이 같은 중앙 호적 등기 보관소 사무보조원인 50세 가량의 주제씨가 주인공이다. 유명인들의 기사나 사진을 수집하는게 취미인 그는 등기소와 문으로 연결된 붙어 있는 집에 살고 있다. 그 까닭으로 그가 수집한 자료의 불확실한 부분을 확실히 하기위해 밤에 집과 통한 문으로 등기소에 들어가 그가 수집한 자료인 5명분의 기록부를 들고 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5장이 아니라 6장이었다. 5장을 제외한 그 나머지 1장 미지의 여인의 기록부가 어떻게 자기 손으로 들어오게 되었나 당황해 하다가 그것이 유명인 5명의 자료와 비교해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해서 그 여인을 추적하는 일을 시작하는데. 전에 읽었던 신분증명의 역사 '너는 누구냐'에서처럼 내가 누구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신분증명서에 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 자신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그녀가 누구인지는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주제씨의 의심스런 행각을 눈치채고 있던 소장이 마지막에 지시하는 산자와 죽은자를 분리해 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으며 우리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자신이 아니고서는 종이쪼가리 증명서와 다른 여타의 번호라 할지라도 우리를 드러내 주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각설하고 이전에 문학세계사에서 '모든 이름들' 이란 제목으로 출간 되었는데 왜 제목을 '......의 도시' 라고 바꾸었는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에 편승하려는 듯해 조금 아쉽다. 물론 크게 무리한 제목바꿈은 아니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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